주소지 이전

주소지만 바꿨을 뿐인데, 이사했다고 오해받은 이야기

veridata 2025. 7. 7. 08:52

주소 이전은 단순한 행정 절차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과 청약 점수 때문에 부모님 댁으로 주소만 옮겼고, 실거주는 그대로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겼다. 가까운 친구들과 친척, 심지어 오랜만에 연락한 선후배들이
하나같이 “이사 갔어?”, “왜 갑자기 지역을 옮겼냐”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누군가는 "뭔가 숨기는 거야?", **"연락 끊으려고 일부러 멀리 간 줄 알았다"**는 오해까지 생겼다.
이 글에서는 단순히 주소지만 바꿨을 뿐인데 왜 사람들에게 이사한 것처럼 오해받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적 거리감이 생겼고, 어떻게 풀어나갔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주소지만 바꿨는데 이사했다고 오해 받은 이야기

 

주민등록 등본을 보고 연락 온 친구 – “이사했어?”

어느 날, 오랜 친구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
"너 이사했어? 경기도로 돼 있던데?"
나는 황당해서 물어보니, 친구가 내 이름으로 무언가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내 주민등록상 주소가 예전과 다르게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었다.
나는 전입신고만 했고, 자취방은 그대로였으며 이사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서류에 찍힌 주소는 분명 ‘○○시 ○○동’으로 바뀌어 있었고,
친구는 "서울 떠났구나, 그럼 이제 보기 어렵겠네"라는 말을 남겼다.
그 순간, 단지 주소지만 바꿨을 뿐인데
사람들이 내가 다른 지역으로 멀리 이사 간 줄 알고 감정적으로 거리두기를 한다는 걸 처음 느꼈다.

 

가족 단톡방에서 어머니가 받은 오해 섞인 질문들

주소를 부모님 댁으로 옮겼기 때문에
각종 카드사, 쇼핑몰, 공공기관 등에서 나에게 오는 우편물이 전부 부모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가족 단톡방에 이런 메시지를 남기셨다.
“너 요즘 왜 이사했다고 소문나니? 큰이모가 연락 와서 깜짝 놀랐대.”
알고 보니, 한 번은 작은 사촌이 내 등본을 볼 일이 있었고,
그걸 본 친척들이 자연스럽게 ‘얘가 이사 갔대’, **‘뭔가 안 좋은 일 있었나봐’**라는 식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어머니 귀에 들어갔고, 결국 어머니는 나에게
“앞으로는 주소 옮기기 전에 가족들한테라도 얘기를 하라”고 당부하셨다.
나는 당시 나름의 행정적 이유가 있었고 가족과 멀어진 것도 없었지만,
주소 하나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다는 걸 실감하게 됐다.

 

실제 이사 안 했는데 왕래가 끊긴 사람도 생겼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자주 왕래하던 선배 한 명이 어느 날부터 연락이 뚝 끊긴 것이다.
우연히 공통 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가 충격이었다.
“네가 이사 갔다는 말 듣고, 일부러 거리를 두는 줄 알았대.
너무 바빠졌나보다 싶어서 일부러 연락 안 했다고.”
이 말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나는 늘 자취방에서 살고 있었고, 전화번호도 그대로였고,
연락할 수 있는 여건도 바뀐 게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주소지가 바뀌었다는 정보 하나로, 내 의사와 상관없이 거리감을 만들어냈고,
그게 쌓여서 진짜 관계가 멀어지는 일이 생긴 것이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주소는 물리적 위치만이 아니라, 심리적 거리와도 연결되는 정보라는 걸.

 

이 경험이 남긴 교훈 – 주소도 소통이다

그 후 나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먼저 이야기했다.
“실거주는 그대로고, 행정적인 이유로 주소만 바꿨다”고.
단체 대화방에도 한 번 공지를 올렸고,
몇몇은 “나도 그러고 있었는데 비슷한 오해받은 적 있어”라며 공감해줬다.
결국, 주소는 단순히 행정기관이 보는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생활의 일부로 작용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이사 여부와 상관없이 주소가 바뀌면,
관계도 조금씩 바뀔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오해가 생기기 전에 먼저 말해주는 게 인간관계에서 훨씬 건강한 방법이라는 걸 배웠다.
그 뒤로는 누군가에게 주소를 옮긴 사실이 알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미리 말하거나 설명을 곁들이는 습관이 생겼다.

 

결론 및 요약

주소지만 바꿨을 뿐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이사 간 것으로 오해를 받거나,
거리감, 소외감, 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주소는 단순한 행정 정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서적 거리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다.
주소를 바꾸기 전후에는, 가까운 사람들과 간단하게 소통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